'차' 대신 '커피' 선택한 中 청년 사업가들
윈난(雲南)성 푸얼(普洱)시에 있는 양판(楊帆)의 카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고전' 카페를 찾는 관광객들은 나무 벤치에 앉아 커피를 주문할 수 있다. 카페 곳곳에는 마치 중국 고전 찻집을 떠올리게 하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푸얼시는 보이차로 유명한 도시다. 보이차는 향기롭고 달콤한 맛이 인상 깊은 차다. 푸얼시는 차뿐만 아니라 커피로도 유명하다. '윈난 커피' 하면 엄지를 내세울 정도다. 최근에는 양판과 같은 청년사업가 덕분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4일 양판의 카페에서 손님이 커피를 즐기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역사를 전공한 양판은 지방 역사와 특색 산업을 결합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푸얼을 눈여겨봤다. 그는 푸얼에 있는 한 오래된 건축물이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안성맞춤인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양판의 고전 스타일 카페가 탄생했다.
양판은 "푸얼은 고대 남북 간 차와 말 교역의 요충지였다"며 "특히 이 건물은 당시 사람들이 차를 즐겨 마시던 곳으로 '상인들의 휴식처'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관광객이 푸얼의 과거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그대로 보존했다"고 덧붙였다.
이 오래된 '상인들의 휴식처'는 더이상 차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최신 트렌드에 맞춰 고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인테리어를 크게 바꾸지 않아 고즈넉한 감성이 보태져 커피에 '문화적 가치'를 더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농부들로부터 직접 커피 원두를 구매해 특정 공장에서 가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광객이 원두를 직접 따고 공장에서 가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커피 관광'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대째 푸얼시 다카이허(大開河)촌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양훙젠(楊鴻簡)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커피 생산 기술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그의 농장은 1980년대 글로벌 음료업체인 네슬레를 위한 첫 번째 커피 원두 생산 농지로 선정됐다. 이때부터 그의 가족은 네슬레에 커피 원두를 공급했다.
하지만 커피 선물의 가격 변동성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양훙젠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 중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 소비 트렌드에 몸담고 싶었다. 고민 끝에 그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던 교사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양훙젠과 그가 이끄는 직원들은 생태 복원을 위해 마을 곳곳에 아카시아 나무와 과일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심었다. 또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장비를 활용해 커피 원두를 씻는다.
그는 "천연 태양 건조 및 꿀 가공 커피 원두의 수를 늘렸다"며 "우리 마을 근처의 강은 이제 캠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졌으며 향후 캠핑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가족 농장은 자체 웹사이트와 SNS를 통해 200명에 육박하는 자원 봉사자를 모집했다. 대부분이 전문 바리스타다. 이들은 역사 깊은 커피 스토리와 깨끗한 환경 덕분에 농장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이 바리스타들은 양훙젠뿐만 아니라 마을 다른 커피 생산자들의 커피 재배 기술 향상을 돕고 있다.
양훙젠은 "올해 가공한 원두의 절반을 판매하고 부가가치를 10배 높였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커피 농장은 약 93㏊(헥타르)에 걸쳐 있으며, 그중 일부는 고품질 커피 농장으로 유럽연합(EU)에서 유기농 농장으로 인증받았다.
이처럼 양판과 양훙젠은 모두 차 유명 산지에서 그 누구보다 커피 생산·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양판은 "100년 전 사람들이 보이차를 마셨던 것처럼 더 많은 사람이 매일 커피를 마셨으면 해서 찻집 분위기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또 양훙젠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윈난이 중국 최대 커피 원두 생산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원두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