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위안화 위폐받아 낭패 보지 않으려면
[CCTV.com 한국어방송] 각국의 노력에도 위조지폐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선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위폐가 급증, 위폐 감별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의 피해가 속출할 우려가 커졌다.
자신도 모르게 위폐를 손에 넣게 되면 환전할 때 구제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즉석에서 경찰에 신고돼 입수 경위를 조사받는 곤욕을 치러야 한다.
5일 미국 비밀검찰국(United States Secret Service)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된 달러화 위폐는 1억 5천 600만달러에 달했다.
체포된 위폐 사범은 2천 668명, 단속에 걸린 위폐 제조 공장은 262곳이다. 정교한 100달러짜리 위폐 제조는 현대판 '연금술'로 불릴 정도다.
국내에서도 올해 1~7월에만 7개 은행에서 7만3천142달러의 위폐가 발견돼 지난해 연간 발견 규모(4만7천576달러)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중국에서 위조된 100달러짜리 위폐 297장의 밀수가 부산에서 세관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위폐 감별에 도움을 준 외환은행 측은 "발견된 위폐는 육안은 물론 위폐감별기로도 식별하기 어려운 슈퍼노트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정교하게 위조된 지폐는 진폐와 매우 흡사해 속절없이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위폐의 몇몇 특징을 눈여겨보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올해 급증한 100달러짜리 구권(舊券)은 제작 연도별로 1996년(A시리즈), 1999년(B시리즈), 2001년(C시리즈), 2003년(D시리즈) 등 주로 4가지가 유통된다.
구권 달러화의 가장 큰 특징은 우측에 숨은그림으로 나타나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화다.
지폐를 밝은 빛에 비춰보면 진폐는 초상화가 선명하게 보이지만, 위폐는 다소 두껍고 투박하게 표현돼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제작된 100달러짜리 신권(新券)은 아직 한국내에서 위폐가 발견되지 않았다.
신권 진폐는 좌우를 나누는 청색 특수필름 띠가 있으며, 여기에 '100'과 종(鐘) 무늬가 새겨져 있다. 지폐를 기울이면 이들 무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또 지폐를 기울이면 청색 특수필름 옆의 종 모양과 숫자 100이 황동색에서 녹색으로, 또는 녹색에서 황동색으로 변한다.
달러화와 더불어 한국내에서 피해가 많은 위폐는 중국 위안화다. 위안화 역시 최고액권인 100위안짜리 위폐가 주로 제작·유통된다.
위안화 위폐는 중국 현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피해를 본다. 거스름돈으로 위폐를 건네거나, 지폐의 진위를 확인하는 척하면서 위폐로 바꿔 돌려주는 식이다.
특히 국내의 위안화 사용이 자유로워져 중국인 관광객 손에 위폐가 들려 들어올 개연성도 크다.
위안화 위폐의 제작 수준은 달러화보다 비교적 조악하다. 따라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안화에 인쇄된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는 위폐의 경우 붉은 잉크의 번짐 현상으로 다소 짙고 거칠게 보인다.
밝은 빛에 비춰보면 나타나는 마오쩌둥 초상화와 숫자 100의 숨은그림 역시 검고 진하게 나타난다.
원진오 외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과장은 "중국에 갈 때는 100위안이 아닌 소액권으로 바꿔가면 위폐 사기에 당할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춘봉 서울특파원]